흐르지 않는 것들 #1 [09.01.23 에 썻던 짤막한 글]흐르지 않는 것들 #1 [09.01.23 에 썻던 짤막한 글]

Posted at 2013. 7. 20. 18:12 | Posted in 잡다한 이야기/하고싶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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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앞에 있었다......

 

달력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도 그려져

있지도 달력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저 백지일뿐이었다.

 

달력이 맞는것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여기 있는 것일까?? 나란 존재는 있었던 것일까??

시간이 멈춘 세계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세계만 홀로 그 시간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다.

 

시간이 멈춘 세계 어느날 기적이 일어났다.

 

땅에서 새싹이 돋기 시작하였다.

 

비도오지 않으며 바람도 불지 않는 이 세계에서

 

새싹이 돋기 시작하였다.

 

새싹은 움직이지도 않는 빛을 머금으며

움직이지도 않는 물을 빨아들여

 

곧게 뻗어 큰 나무가 되었다.

 

나무가 자라 움직이는 이 세계는 더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 세계가 아니다

 

나무는 그리 생각하였다.

 

홀로 서 있는 나무

 

움직이지 않는 시간들

 

나무는 외로이 그 세계에 곧게 뻗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 세계는 더이상 혼자 있는 세계가 아니다.

 

나무는 나무를 만들었다.

 

새로 곧게 뻗어 나가는 나무들

 

나무는 절벽위에도 바닷가 주변에도 산위에도

 

자신 이외의 나무까지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제 더이상 혼자 있는 세계는 싫어' 나무는 생각하였다.

 

나무가 만들어가는 세상 나무만이 존재하는 세계

 

흘러가지 않는 시간 움직이지 않는 생물들

 

시간이 흐르지 않기에 존재할수 있었다.

새싹이 자라났기에 내가 존재한다.

 

나무만이 자라나는 세계

 

그래서 나무는 신이다.

 

시간이 멈춰버린 세계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불확실한 나무만이 자라나는 세계

 

나무만이 존재하기에 나무는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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